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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동 단독주택 '트인 집'


호평동 단독주택 '트인 집'

 남양주 천마산 남쪽 자락의 호평동은 택지개발 이후 아파트가 대다수인 동네다. 산과 들이 인위적인 선들로 잘려 나가고, 그 빈자리가 집들로 채워지는 중이다. 이렇다 보니 산속의 골짜기는 그 모습이 지워진지 오래이며, 막다른 길의 제일 높은 곳에 다다르면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가족 구성원이 많은 건축주 부부는 집터 근방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기성의 주거방식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자녀들이 안쓰럽다고 한다. 당초 하나의 필지에 집을 계획하려 했지만, 가족 구성을 고려해 두 개의 필지를 합필하여 배치하였다.

 

 

 

 

땅의 모습이 갖춰지기 전에 집을 앉히다.

 

막 조성되었거나, 아직 조성되고 있는 땅은 규정지을 수 없는 경계의 연속이다. 대지 주변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변하지 않을 요소를 찾고, 이를 맥락 삼아 집을 앉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적선으로 민감하게 형태를 찾아야 하는 밀도 높은 지역이 아니므로 대지 경계와 인접한 대지들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도록 배치했다. 산줄기가 둘러싼 마을이라 하늘이 넓게 열려있고 집들 사이로 남향 조망이 가능하기에 열린 조망이 가능한 각도를 찾고 집을 틀어 대지 경계와 공간적인 틈을 벌렸다. 이웃하는 집들과 어색한 대면을 피하는 방식 중 하나인데, 벽이나 담장을 두르는 직접적인 방법보다는 공간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시선이 열리는 방향으로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도록 땅을 돋우고 벌어진 틈으로 자연이 스며들도록 해 땅의 모습을 찾았다.

 

 

 

 

자연과 격리되지 않고 공존하다.

 

건축주 내외분과 다섯 명의 자녀들, 고양이까지 대가족의 일상을 상상해본다. 전에 살던 아파트도 작은 규모라고 할 수 없지만, 열 식구의 삶이 기능적으로 파편화되면서 피로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공동주택의 합리적인 조합이 만드는 삶속에 격리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가족관계의 밀도가 높았던 아파트 공간에서는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가 어렵고, 집이 공간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물리적, 심리적 형태라면 가족관계의 긴장감도 집에 담긴다.

 

 

긴장된 정신이나 분위기를 풀어주는 이완된 공간은 틈새를 만들고 자연요소와 접점을 넓히며, 자연스레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가족들의 침실은 병렬된 구조나 합리적인 면적에 맞춰 배열하지 않고 차별적인 조망, 햇빛, 공간감을 위해 포지셔닝 된다. 이로써 벽 구조로 막힌 집이 아닌 탁 트인 구조로, 1층의 거실은 외부공간인 마당과 하나로 통하여 자연 속에 머물게 된다.

 

 

‘집이 리조트 같았으면 좋겠어요’

 

건축주의 바람이다. 여유를 찾기 위해 집을 벗어나 여행을 즐기고 싶지만, 가족여행 한번 가기 쉽지 않다. 이에 건축주는 일상에서 여유를 갖고 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었고, 우리는 그것을 실현해내고자 했다.

 

 

축개요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늘을1로 73번안길 26-11(호평동)

용도: 단독주택

건축면적: 169.01 

연면적: 364.72 

건폐율: 19.72 %

용적률: 32.64 %

규모: 지하1층, 지상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사진: 천영택

시공: 춘건축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