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축작업>집

조안리 전원주택 ‘또들네’

 

조안리 전원주택 ‘또들네’

단단 층을 이루는 집

 

남양주 예봉산 자락 조동마을은 서울 가평 간 북한강로 초입에서 산 중턱까지 길게 자리하며, 조안초등학교에서 마을 길을 따라 5분여 차를 몰고 들어오면 석축으로 다져 놓은 대지에 다다른다. 건축주는 물길이 형성된 이곳에 연못도 작게 만들고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석축도 쌓았다. 석축 위로 조성된 대지는 산을 두르고 북한강을 향해 있어, 멀리 남한강 넘어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용인에 거주하며 구리까지 출퇴근하는 건축주는 이곳에 주말주택을 원하셨다. 도시에 살면 편리성은 좋을지 모르지만 집에 맞추어 살아야 하는 도시민의 집이란 영혼의 위로나 자기 성찰을 위한 여유가 부족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용인과 구리 그 중간에 터를 잡고 그들만의 휴식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대지의 특이한 점은 대지 중간을 가로질러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되어 있고 반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었다. 반은 집을 지을 수 있고 반은 일체의 행위가 금지된 것인데, 당초 계획은 이 도로 개설을 고려하여 차량 진입부를 계획하다 보니 매번 멀리 돌아서 출입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건축이 금지된 땅과 집이 놓일 땅이 가상의 선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이를 염두에 두지 말고 배치계획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래픽 이미지


 

건축주는 집에서 멀리 풍경을 볼 수 있기를 원하셨는데, 대지에서 골짜기 방향으로 내려다보는 풍경이 열려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요구사항이었다. 앞에 축사와 이웃집 지붕이 걸쳐 있어 가려진 풍경은 집을 들어 올려 극복하는 방법을 취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집은 높아지고 그 하부는 주차장으로 계획되었다. 경사진 현황도로에서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진입은 자연스럽게 현관 계단으로 이어진다.

 

산에서 내려오는 수해를 막기 위해 건축주께서 석축으로 구성한 면에 집이 놓이도록 다시 배치하였다. 층층단으로 구성된 영역은 계단으로 연결하고 3미터 정도 고저차를 갖는 지형의 특징을 건축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계단을 올라 현관에 들어서면 복도 넘어 안뜰을 마주한다. 침실과 복도로 한정된 마당은 언제든 데크를 딛고 나가 땅을 밟을 수 있다. 현관으로 오르는 계단부터 안뜰까지 연결되는 동선과 복도는 교차하여 각 침실로 연결된다. 침실이 있는 '중정 집'과 거실이 있는 '뜬 집'이 비스듬히 비껴서 전체 집을 이룬다. 각각의 집들이 붙어있거나 연결되거나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평면이 구성되는데 땅과 관계를 맺고 넓게 펼쳐져 있다.

 

산을 오르듯 반층 계단을 오르면 이 집의 정점인 거실로 이른다. 구름이 지나는 골짜기의 모습은 이내 실내로 들어온다. 캔틸레버 구조로 가능했던 '뜬 집'은 앞마당 위로 1.6미터 높이에 위치하며, 탁 트인 조망으로 멀리 능선과 마당을 앉아서도 내려볼 수 있는 부각이다. 음악 감상이 취미인 건축주를 위한 작은방은 마당과 수평이 되도록 했다. 텃밭을 일구고 바비큐도 하며 야외에서 활동이 많을 것을 감안한 동선계획이다. 대지에 주택을 최대한 구석으로 몰고 넓은 마당이 확보될 수 있게 건물이 차지하는 점유면적을 줄인 것 또한 건축주의 큰 그림이다.

 

각각의 생활단위로 나뉜 집들은 경사진 지붕의 형태를 실내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레 경사진 천장으로 마감하고 채광이 풍부하도록 전면 창을 계획하였다. 마당을 향해 난 넓은 창들과는 달리 길에 면한 부분은 창을 없애고 깨끗한 스터코 외벽만으로 구성하였다. 중첩된 벽들 사이로 공간은 살짝살짝 내비친다. 집이 사적인 영역인 만큼 길에서 프라이버시를 배려하고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폐쇄적인 느낌으로 이웃들과 경계를 만들지 않는, 이웃과 나, 자연과 형태 사이에서 고민했다.

 

내부 마감은 건축주가 선정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다. 집의 뒷면과 달리 짙은 브라운으로 내부와 전면을 마감했다. 본인의 취향이 반영된 집의 전면은 무대의 배경과 같다. 민감한 영역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사용자의 취향이 중요하다고 생각 든다. 자연취락지구인 조동마을은 집집이 외부와 경계를 두르고 살아간다. 외지인에 대한 마음도 그럴 것이다. 이웃들과 편히 지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건축주는 ‘또들네’라고 집 이름을 지었다.

 

 

안뜰

 

마당에서 바라본 모습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
용도: 단독주택 (주말주택)

규모: 지상2층

사진: 투닷건축사사무소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