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의 도착을 기다리거나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는 대합실은 설렘이 충만한 장소입니다.
쓰임이 다한 시골 간이역에 마음이 가는 것은 저마다 그런 추억을 하나씩 품고 있어서 일 것입니다.
조치원 역을 만나기 전, 저는 그런 풍경을 상상했습니다.

출구는 유동인구가 많지만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합니다.
그렇기에 머무르는 장소가 되기 어렵습니다.
조치원역은 넓은 광장 앞에 창 하나없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환대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커다란 조치원역 1층 구석, 출구에 면한 곳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야 할 공간입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목표는 '친숙한 장소, 머물고 싶은 장소를 만들자'였습니다.
역이라는 곳에서 머무는 공간은 대합실입니다.
누가 봐도 이 곳이 대합실이라고 여길만한 친숙한 모습을 작은 공간 안에 재현했습니다.
오래된 간이역의 모습을 건조한 조치원역 1층에 삽입했습니다.
집 속의 집처럼 구성된 까닭은 그래서입니다.


삽입된 간이역 창으로 건너편 선로가 언 듯 보이는 이곳은, 말하지 않고 그 모습 자체로 기차역임을 드러낼 것이며,
친절하게 사람을 환대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집 속의 집'이 되기 위해서는 사이공간이 필요했고 이 사이공간은 선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쇄석과 풀들로 채워집니다.
입구에서 진입하면 이 사이공간을 지나 대합실 공간 같은 카페 내부로 들어가게 됩니다.


내부 벽은 기차역 특유의 물 빠진 녹색과 백색의 회벽으로 마감되고 목재 창틀과 가구가 옛 간이역의 분위기를 재현합니다.
승강장과 출구에 면한 곳은 들창과 폴딩도어를 사용해 외부와 연결됩니다.
들창을 들어 올리면 안의 빵 굽는 냄새가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마치 밥 짓는 냄새로 집에 왔음을 안도하는 마음처럼 위로와 격려를 전할지도 모릅니다.


카페 내부는 커다란 테이블 한 개만 존재합니다.
이 테이블 안에는 원형의 조경 공간이 조성되는데, 이는 황량한 광장과 대비를 이루며, 이 테이블로 오가는 사람을 이끌 것입니다.
얼핏 광장이 연속된 외부 같기도 할 것인데, 이는 누구나 환대하고 모두에게 열려있는 장소임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건축 디자인 : 투닷건축사사무소
건축 시공 : 센텀건설
사진 : 모지집 / 양준모, 임지원
매장위치 : 세종 조치원읍 으뜸길 215 조치원역 2층
매장면적 : 50.46m²
용 도 : 근린생활시설(휴게음식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