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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다가구주택 '둥근지붕'

문경 다가구주택  '둥근지붕'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

모난 땅에서 모나지 말고 둥글게 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대지는 세모지며 접한 도로를 두 갈래로 가른다. 대지를 보고 처음 드는 생각은 참 독특하구나, 이곳은 눈에 뛰는 장소이면서 주변 환경과도 잘 어울려야겠다.

 

 모전공원과 문경시청, 상업지역이 인접하고 대지 주변으로 열린 외부공간들이 안락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이 동네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일상적인 활동도 즐겁겠다. 행정타운이 근처에 있어 편리한 생활 인프라와 다양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난 땅은 마을 초입에 위치하고 도드라졌다. 공원과 경계를 두고 주택가로 들어서는 길은 원만한 경사를 오르며 자연풍경이 언덕을 이루고 갈라지는 반대편 길은 상업지역에 면하여 차량의 흐름을 공유한다. 양편 차량의 흐름으로 대지는 교통섬처럼 존재하며 오랜 시간 방치되어 있었다.

 

 

 건축주가 요구한 프로그램은 근린생활시설이 복합된 다가구주택이다.

 수년부터 방치된 땅에 집을 짓고 싶어 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 싶었는지 문경에서 한걸음에 사무실을 찾았다. 본인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으며 근방에서 부부가 공직에 근무 중이다. 보통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을 원하는 분들은 노후를 위한 연금 정도로 보는데 이분들은 젊고 직업적인 동료애나 집에서 가까운 지인들과 즐길 수 있는 홈 파티에도 관심이 높다.

 

 건축주에게는 두 자녀와 애견 보리까지 신경이 끊이지 않는다. 인근에 문경시청이 있고 교통량이 상당한 편이라 저층에 상업시설이 입지하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 상업과 주택이 수직으로 구성되면 좋겠다. 상업시설은 도로에 면해 넓은 쇼케이스 면적을 갖는 것이 무조건 일 수 있으나 이용자 흐름과 소통에 방해되지 말아야 겠다.

 

뾰족한 대지를 채우다

 

 길이 갈라져 세모난 방향으로 개방된 대지는 도시의 축과 공원의 경계선으로 만들어진 모양이다. 비정형인 땅에 정량의 면적을 채우는 방식으로 주어진 대지의 넓은 면적은 과분하다. 보통의 상가주택들은 수직으로 적층된 덩어리로 세모거나 네모로 땅의 효율을 좋게 만들지만 건축주의 요구와 더불어 적정 크기(6.0MX14.0M)의 채mass를 나눌 정도로 충분한 대지 면적이 장점이다.

 좁은 모서리부터 도시 축에 맞추어 매스를 공원에 빗각으로 나열하면 걸으면서 상가와 대면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 지고 길에 면해 상가를 가득 채우기 보다는 뾰족한 모서리 공간이 상가 전면에 놓여 깊이를 더 할 수 있다. 차로에서는 상가 내부가 보이지 않으며 걷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연결된 개방 동선으로 상가와 접촉이 이뤄진다. 빠른 속도의 도로보다는 느린 동선이 상가의 경험을 충분히 높이고 양쪽 동선이 스미듯 자연스럽게 상가 내부로 연결된다.

 

 

둥근 지붕은 독특하겠죠.

 

강하고 낯선 형태보다는 익숙하고 편안한 형태의 변조로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럼 집은 하늘과 땅, 그리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될 수 있는 건가?

 

 둥근 지붕이라면 뭔가 영감을 받을 만한 특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것 같고 내부에서 보이는 하늘도 둥글며 집에 거주하는 이도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균질한 공간이 주는 자유로움도 좋지만 둥근 지붕을 그대로 실내에서도 경험하게 하여 낮고 평평한 하늘이 아닌 둥근 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직인 벽과 지붕선이 끊김없이 이어지고 단순한 선들이 반복되는 이 집의 단면이 입면이 된다.

 

 

등근 지붕 barrel roof

 

 단순한 형태는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배럴볼트는 오래전 석구조로 연속된 아치 형태의 구법이지만 오늘날에는 콘크리트나 철이 대신한다. 최근에는 공학용 목구조로도 구현되고 있으나 문제는 비용이다. 소규모 구조물에서는 철근콘크리트를 많이 쓰나 단열재 규정이나 복합자재 적용의 제한으로 그 단면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어 미학적인 해결이 어렵다. 반원 형태로 얇은 단면을 만들기위해 들여진 입면 recessed arch 과 목재 리브 rib 로 지붕을 완성할 수 있었다.

지붕은 한 방향으로 둥글게 말려 집의 외벽이 된다 아니 벽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지붕이 전체를 감싸면서 끝단이 열리는 방향이 된다. 열리는 방향으로 창이 만들어지고 얇은 지붕선은 들여진 창으로 둥근선이 강조된다.

 

 

 얇고 둥근 지붕선을 고민한다. 철재와 목재, 아래층에 콘크리트? 아마도 처음부터 합성구조를 염두해 두었나 모든 재료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내린 결론은 목재 리브로 골격()을 만들고 서까래를 걸어 틀을 만든다. 단열은 목재 사이사이를 충진하는 방식으로 빈틈이 없게 한다. 어떤 재료의 단면보다 얇고 공장에서 미리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반, 설치가 이뤄진다.

1층 철근콘크리트조와 2~3층 목구조인 합성구조_하이브리드구조로 전체 집이 만들어 진다. 집의 기초라고 할 수있는 1층은 현장에서 콘크리트로 제작한다. 동시에 2,3층은 공장에서 목재로 제작한다. 동시에 모든 구조를 발주하고 현장에서는 설치만 이뤄진다.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와 더불어 콘크리트와 목재의 공간이 결합된다.

내부 볼륨이 집 전체를 아우르며 기능적인 요소들을 적소에 배치한다. 공원과 차로 양편은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려고 막혀진 벽이자 지붕이다. 자연스럽게 방들은 양 끝단에 배치되고 들여진 창문과 발코니를 갖는다. 하나의 공간으로 읽힐 수 있게 집 안으로 들어오면 커다란 터널 같기도 하면서 방들은 그 공간 속에 독립적으로 자리한다.

반원형의 창으로 하늘과 마주하며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한편으론 맞닿은 집과 시선이

교차되는 불편을 격게되는데 건축주는 반원향의 창에 둥근 패브릭 커튼을 걸었다. 미완의 작업이 메워지면서 집이 되어 간다. 집은 완성형이라기 보다는 과정형이라고 생각든다.

처음 건축주와의 미팅이 생각난다. 이 집의 시작인 둥근 지붕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자리였는데 직관적으로 건축주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다. 공사중 집의 가시설을 해체하고 모든 사람이 둥근지붕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을 열게되는 기쁨은 잊을 수 없다.

 

 

 

 

 

대지위치 : 경상북도 문경시 모전동 268-8번지

대지면적 : 774.00 M2

용 도 :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3가구)

건축면적 : 352.02 M2

건 폐 율 : 45.48 %

연 면 적 : 658.09 M2

용 적 률 : 85.02 %

규 모 : 지상3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설 계 : 투닷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

시 공 : (주)KSPNC

사 진 : 최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