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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작업>집

군자동 다세대주택 '밭은집'

 

밭은집

 

1인 가구의 증가와 소규모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오래되고 낡은 집들이 헐리고 신축빌라, 원룸주택 등의 형태로 모습을 바꿔간다. 화양사거리 인근 낡고 오래된 주거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변에는 대학가가 위치하며 1인 가구 수요를 겨냥한 원룸이나 투룸 주택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수익을 높이고자 하는 욕망만큼 이제는 늘어나는 원룸이나 투룸 주택 속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주거형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설계 의뢰를 받고 처음 땅을 찾았을 때 조만간 헐릴 것으로 보이는 주택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하나둘 주변 주택들은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원룸주택이 들어서고 공사가 한창인 곳도 보였다. 막다른 도로와 모서리에 접한 대지는 차량 접근이 쉽지 않으며 도로 폭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선을 후퇴해야 하는 조건도 달려있었다. 대지의 모양도 좁고 비정형이어서 효율적인 건축면적을 찾아야 했다.

 


 

 

 

모여사는 풍경이 있는 집

 

모여사는 풍경은 우리에게 자연스럽다. 모여 산다는 것이 도시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고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물리적인 환경 등이 모여 살 수밖에 없다면 거주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지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용적률이 얼마고 투룸이나 원룸을 몇 개나 넣을 수 있는 정도로 판단할 수 없었다. 건축주와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가구 수를 먼저 확정하거나 방의 수를 논의하지 않았다. 건축주 역시 임차인이 자주 바뀌지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는 집을 요구하셨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자주 바뀌지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는 집은, 건축주 뿐만 아니라 임차임도 만족할 수 있는 집이 되어야 한다. 똑같은 크기 단위의 주택이 적층 되는 방식의 아파트는 단위 주택의 조건을 균질하게 하려다 보니 배치나 단지계획에 중점을 둔다. 반면, 단지가 아닌 소규모 필지 단위에서는 집이 적층 되는 순간 아랫집· 윗집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주변의 다세대·다가구 주택들이 아파트를 동경하는 마음정도로는 임차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스스로 내가 서있는 곳임을 보여줄 수 있는 집이어야만 모든 거주자가 만족할 수 있는 집이 될 수 있다.

 


잠만 자는 것이 아닌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집

 

건축주는 지하 1층에 본인의 사무실을 들이기로 결정하고 6층과 다락에서 거주하며 출퇴근 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삶을 그렸다. 

 

그렇게 건축주의 사무실과 집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임대주택과 공유 공간인 식당과 헬스장, 카페로 남겨두었다. 다시 임대주택은 가까운 지인들을 위한 살림 공간과 학생들을 위한 쉐어하우스로 나누었다. 이처럼 주거공간과 상업공간, 일하는 공간과 여가 생활을 위한 공간이 모여사는 집합체를 이루었다.

 

지하 1층 사무실

 

 

6층 건축주 집

 

다락

 


 

친근한 느낌, 가까운 의미의 '밭은집'

 

인접대지에서 2미터 이내에 설치하는 창문에 대하여 이웃집의 내부가 보일 수 없게 차면 시설을 설치하도록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밭은집'의 경우 창의 위치와 발코니의 형태를 달리하여 이웃과 조금이라도 서먹함이 들 수 있는 차면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각각 다른 위치와 형태의 창과 발코니는 건물의 외부형태에도 변화를 주었다. 보통의 다세대·다가구주택이 1층을 필로티로 구성하여 주택의 출입구를 배치하지만 골목에서 내 집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어 더욱 친근감을 줄 수 있었다. 

 

건축주께서는 프렌즈 하우스라고 부르는 '밭은집'이 이웃 친구 같은 의미로 널리 보이길 바란다.

 

 

건축개요

 

위치: 서울 광진구 군자동

용도: 단지형다세대주택(9세대),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280.00㎡ (84.70py)

건축면적: 143.83㎡ (43.51py)

연면적: 800.17㎡ (242.05py)

건폐율: 49.94%

용적율: 227.83%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사진: 디스틴토

시공: 마루디자인건설

설계: 투닷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