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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리 생활형숙박시설 'Console'

문호리 생활형숙박시설 'Console'

덕후와 어른들의 놀이터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설계의 난이도보단 과정의 어려움이 많았던 프로젝트였다.

문호리는 서울에서의 접근성이 좋다. 춘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웬만한 지역에서 1시간 내에 도착 가능하고 주변 편의시설도 좋은 편이다. 그렇다는 얘기는 일상을 벗어나 타인 과의 부대낌 없이 자연을 즐기고 휴식하는 장소로는 좀 부족해 보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휴식의 장소이기보다는 놀이의 장소가 되는 쪽이 낫겠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었다. 덕후 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른들의 놀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건축주 스스로도 덕후에 가까웠다)

덕후가 보이는 공통된 특징 중의 하나가 '몰입' 이다. 좋아하는 것에 미친 듯이 빠져들고 몰두하며, 그 과정에서 벅차오르는(덕후의 표현이다)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것이 덕후의 전형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몰입'의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건축적 목표가 되었고 동시에 벅차오름(?)을 유발하는 유산을 전시하는 전시공간의 구축도 한 축이 되었다.

건축주가 건축가에게 예산을 오픈하는 것은 중요하다. 개략의 예산을 알고 있어야 그것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과 면적의 안배, 재료의 선택 등을 할 수 있는데, 공개하지 않으면 자칫 설계는 헛 일이 되기 쉽다. 콘솔의 건축주는 처음부터 예산을 오픈하는 것을 꺼려하였고 가급적 건축적 아이디어를 최대한 담아 달라는 요청이 있으셨다.

 

관리동과 숙소동을 분리하고 그 사이에 중정을 구성한 1차 설계

 

단순한 형태이지만 내부에 비밀스러운 공간을 배치하고 공간의 발견을 통한 재미를 주려했던 위의 계획은 인허가까지 마치고 시공사 견적 단계에서 무산되었다. 뒤늦게 꺼내놓은 예산은 실제 견적과 괴리가 컸다. 건축은 실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늦었지만 실현을 위한 방법을 설계에서부터 다시 찾아야 했다. 분리된 매스를 합치고 면적도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제안했던 아이디어는 반 이상 날아갔다.

 

외장 재료도 아노다이징 금속에서 스토 메탈릭으로 변경되었다. 외장재에 드는 비용은 반 정도 절감하면서 금속의 질감은 유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분할된 입면에 메탈릭 질감을 다르게 표현했다. 거칠고 고운 질감을 교차시켜 빛의 산란이 다르도록 유도했고 덕분에 단순한 매스는 지루함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위의 안으로 수정되어 다시 견적을 해봐도 예산은 여전히 부족했다.

조금 부족한 예산을 더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었겠지만 건축주는 검증되지 않은 시공사를 선택해 그 부족분을 메우는 쪽을 선택했다.시공사는 이른바 용역사무실을 운영하던 영세한 업체였고 도면에 대한 이해나 시공 방법에 대해 낯설어했다.

불안했다. 우린 공정 별로 검증된 단종 업체를 시공사에게 붙여 줬다. 골조부터 타일, 외장마감, 마루 등등.

 

소개했던 업체의 공정에선 탈이 없었으나 시공사 쪽에서 진행했던 공정에서 탈이 나기 시작했다. 자금 문제로 건축주와 시공사 간에 갈등이 벌어지고 시공의 다양한 하자가 더해지니 건축주는 멘붕이었다. 우린 둘 사이의 문제에 개입해 상황을 조정했다. 부족한 시공 부분은 우리의 업체를 다시 붙여 해결하도록 했고.

이 집이 내 자식이라 말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직영 공사하듯 끝낸 지금, 여전히 좀 모자란 아이지만 그래도 사랑하노라 얘기할 수 있게 됐다.

 

흐린 날, 저녁 무렵의 사진이라 면의 빛 반사가 아쉽다.
현관에 들어서면 좌,우의 복도로 이어진 공간을 방향성을 가진 액자가 암시해준다.
좌측의 복도는 빛이 길을 안내하고
우측의 복도는 전시된 피규어가 길을 안내한다.
몰입의 공간, 미디어 존. 영화, 음악, 노래방, 게임, vr을 즐길 수 있다.
미디어 존에서 바라본 거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실
가볍지만은 않은 덕후의 분위기
덕질의 에너지를 쏟고 온전히 휴식하는 2층의 공간
놀이에 지친 몸을 쉬게 할 욕조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1051-3

대지면적 : 413 M2

용 도 : 생활숙박시설

건축면적 : 128.48 M2

건 폐 율 : 31.10 %

연 면 적 : 184.25 M2

용 적 률 : 44.61 %

규 모 : 지상 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설 계 : 투닷건축사사무소 주식회사

시 공 : 비에스건설

사 진 : 김재윤 (ZSTUDIO)